[씨네마] ‘명장면 명대사'로 풀어가는 추억의 스크린 여행 > 컬럼

본문 바로가기
미주지역 바로가기 : Calgary/EdmontonChicagoDallasDenverHouston,    TorontoVancouverHawaiiLANYSeattle

컬럼

문화·교육 [씨네마] ‘명장면 명대사'로 풀어가는 추억의 스크린 여행

페이지 정보

본문

ddf5c9fb635377e87c03bd695952584d_1700190803_6453.jpg
ddf5c9fb635377e87c03bd695952584d_1700190815_2134.png 

명문 부호의 아들인 올리버(라이언 오닐)와 이태리 이민 가정의 가난한 제니(알리 맥그로우)는 대학교 도서관에서 만나 한눈에 서로에게 끌려 사귀게 된다. 성격도 집안도 차이가 나지만 서로가 만난 직후부터 한시도 떨어질 수 없듯이 대학졸업과 동시에 결혼까지 약속하게 된다. 그리고 사회적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게 된다. 

모든 이들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행복하게 지내는 두 사람. 결국 올리버는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지만, 제니에게 건강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패기만만한 남자와 

당돌하고 솔직한 여자의 만남


차가운 바람이 불면 늘 생각나는 고전 영화가 바로 '러브스토리'다. 눈 쌓인 뉴욕 센트럴파크의 그 행복한 눈싸움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오로지 둘만이 서로의 가슴 속에 자리 잡은 그 아름답고 충만한 웃음과 표정, 몸짓. 바로 사랑이다. 그러나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이 어느 순간 날아가 버리고, 홀로 외로이 텅 빈 스케이트장 벤치에 앉아 먼 하늘을 쳐다보는 올리버의 마지막 뒷모습은 처연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세상에 태어나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러브 스토리다. 당당히 '러브스토리'라는 이름을 선점(?)한 이 영화는 에릭 시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랑을 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 감정을 스토리에 담고 있다. 한눈에 끌리는 풋풋한 20대의 남녀, 그 흥분되고 설레는 감정을 대학 캠퍼스를 무대로 펼쳐낸다.


올리버는 미국 동부의 부유한 집안 출신이다. 보수적인 아버지 밑에서 엄격하게 자란 청년이다. 하버드에 다니는 그가 래드클리프 여자대학교 도서관을 찾았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여대생을 만난다. 가난한 제과점 딸 제니다.


"'중세의 몰락'이라는 책 있나요?" "하버드에도 도서관이 있을 텐데요." "이봐요 아가씨, 하버드생도 래드클리프 도서관을 사용해도 된다는 것을 몰라요?" 둘은 만나자마자 티격태격한다. 하버드와 래드클리프가 1977년 통합됐으니, 이때는 그 이전이다.

제니가 '돈 많은 멍청이'라고 하자, 올리버는 "어떻게 그렇게 똑똑해지셨소?"라며 빈정댄다. 패기만만한 남자와 당돌하고 솔직한 여자의 만남은 이내 서로에게 빠져든다.


사랑은 많은 것을 포기하게 한다. 사랑의 가장 위대한 미덕이 희생이 아닌가. 올리버는 자기 앞에 놓인 재산 상속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집안 이름도 버린다. 

제니 또한 음악 공부를 위해 벼르고 벼르던 파리 유학을 체념한다. 그래서 얻은 것이 둘의 결혼이다. 사랑의 완벽한 조건을 얻었지만,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버린 둘. 가난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행복은 대문 열고 나간다고 했던가. 둘은 이내 생활고에 시달린다. 제니가 아버지를 만나보라고 말하자 올리버가 큰 소리로 화를 낸다. 돈과 명예를 버리고 얻은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준 것이다.


ddf5c9fb635377e87c03bd695952584d_1700191074_0226.png
 

집에 돌아오지 않는 제니를 찾아 올리버가 여기저기를 뛰어다닌다. 이때 프란시스 레이의 테마곡이 흐른다. 절절하면서 결연한 멜로디의 곡이다. 촉촉한 저녁 공기, 차가운 입김을 내 뿜으며 제니를 찾아 헤맨다. 후회와 함께 다시 사랑이 밀려든다.

마침내 계단에서 떨면서 울고 있는 제니를 찾는다. 올리버가 미안하다고 말한다. 이때 제니는 "사랑은 절대 미안하단 말을 하지 않는 거야"라고 말한다. 인간사 미안할 일을 만들지 않기란 참으로 힘들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랑이란 감정은 정말 미묘하면서 놀랍다.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다. 또, 고백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느껴지는 둘 사이의 감응이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라도 타인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니의 말은 무슨 뜻일까. "앞으로 미안한 짓 하지 말라"는 뜻일까. 물론 표면적인 뜻일 수 있다. "미안해"라는 감정은 다분히 세상의 이치에 따른 것이다. 


사랑은 그 너머에 있다. 타인과의 관계라는 통속적인 감정이 아니다. 둘만의 특별한 공간, 시간에서 감응하는 것이다. '사랑'과 '미안'은 한 공간에 있을 수 없는 감정이다. 제니의 대사는 사랑의 정수(精髓)를 붙잡으려는 마음이란 생각에, 영화가 만들어 진지 5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을 감동시킨다.


시간이 흘러 올리버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의 유명 로펌의 변호사가 된다. 이제 둘은 가난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제니가 백혈병이라는 충격적인 시련이 닥친다. 어렵게 이룬 사랑이 무너지고, 그녀는 날아간다. 어떻게든 잡고 싶다. 올리버는 그렇게 혐오하던 아버지를 찾아가 돈을 청한다. 


돈이 필요한 이유를 알아야겠다는 아버지에게 차마 제니의 치료비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대신 본인의 여자문제라고 말한다.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말하지 않는 것 또한 둘만의 절절함으로 묶으려는 올리버의 마음이 아닐까. 그래서 제니가 떠난 후 혼자가 된 올리버의 쓸쓸함과 외로움이 더욱 관객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러브스토리'는 특히 음악이 아름다운 영화다. 둘이 눈장난을 할 때 나온 곡 'Snow Frolic'(눈장난)은 70년대 브라운관의 광고 음악으로 많이 나올 정도로 히트를 쳤다. 이 음악만 들으면 새하얀 눈송이와 솜사탕의 달콤함이 느껴진다. 둘의 맑고 밝은 사랑처럼 말이다. 다시 그 순간이 찾아오면 얼마나 감미로울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Login

회원가입
이번호 신문보기 더보기

회사소개(KOR) | 광고&상담 문의
TEL. 737-808-6641 | E-MAIL. kyocharodallas@gmail.com
Copyright © The Korea World News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or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팝업레이어 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