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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씨네마] ‘명장면 명대사'로 풀어가는 추억의 스크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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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의 대부 돈 꼴레오네(말론 브란도)의 호화 저택에서 막내딸 코니의 결혼식이 열린다. 시실리에서 이민 온 뒤, 정치권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거물로 자리 잡은 돈 꼴레오네는 갖가지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마약 사업에 참여하지 않자, 상대 조직은 돈 꼴레오네를 저격해 그는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게 된다. 

아들 소니(제임스 칸)는 조직력을 총 동원해 다른 패밀리들과 피를 부르는 전쟁을 시작한다. 막내아들 마이클(알 파치노)은 아버지가 총격을 당한 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협상 자리에 나선다.


인간의 질서를 함축적으로 담아낸 영화


'대부'는 음모와 배신, 암살과 복수의 마피아 세계를 그린 영화다. 어두운 범죄의 세계를 다룬 이 영화가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질서를 함축적으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외피는 범죄조직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역사와 사회, 국가와 조직, 가족과 이웃, 아버지와 아들, 아내와 남편, 그리고 오롯이 홀로 서야하는 한 인간의 고뇌가 녹아 있다.

영화는 아버지의 시대가 아들의 시대로 넘어가는 이야기다. 마이클은 불온한 가업을 맡을 생각이 없었다. 위로 두 형이 있다. 맏이인 소니는 강력한 리더십의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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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암살 위기를 넘겼을 때 두 아들의 처신은 판이했다. 형 소니는 상대 조직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복수할 계획에 몰두한다. 그러나 마이클은 아버지의 안위가 더 걱정이었다. 그래서 병원으로 뛰어간다. 아니나 다를까 두 번째 암살계획이 진행 중이었다. 형이 공허한 복수를 꿈꿀 때 동생은 본질인 아버지를 구한다.

그리고 마이클은 한 번도 하지 못한 일을 한다. 아버지를 살해하려고 했던 상대 조직 보스와 그를 비호하는 경찰서장을 총으로 쏘아 죽여 버린 것이다. 


복수는 때가 있는 법이고, 마이클은 그 순간이 오자 망설임 없이 자신을 던져 버린다.소니는 참을성이 없는 불같은 인물이다. 

결국 그 성질 때문에 총탄에 벌집이 돼 생을 마감한다. 마이클은 결단력 있으며 정확히 판단한다. 지도자는 위기 때 진정한 면모가 드러난다. 그리고 아버지의 권좌는 그에게로 넘어간다. 마치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말이다.

아버지는 마이클에게 자신의 모든 지혜를 전수한다. 이때 그 유명한 대사가 등장한다.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욱 가까이'라는 말이다. 말은 단순하지만, 친구보다 적을 더 가까이 한다는 것은 엄청난 무게를 이겨내야 한다는 말이다. 


인내하며 사려 깊게 지켜보며 꾸준한 경계가 필요한 일이다. 능력 없이 감언이설만 늘어놓는, 편하게 부릴 수 있는 수하를 주위에 두고 상대를 배척만 하는 지도자는 언젠가는 무너지게 돼 있다. 아버지는 이 진실을 아들에게 전하고,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그대로 이행한다.

마이클은 아버지가 살아있는 동안은 그 어떤 복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마지막 조언을 한다. 형 소니의 암살 배후는 바지니이며, 훗날 그와 협상을 주선하는 이가 바로 배신자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장례식 날 패밀리의 큰 삼촌과 같은 테시오(아베 비고다)가 마이클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아버지의 우려대로 그가 자신의 영역에서 바지니를 만나보라고 주선한다.


이제 모든 적이 밝혀졌다. 자신을 죽이려는 자가 누구이며 배신자는 누구인지. 형의 죽음을 포함해 아버지까지 암살하려고 한 자가 누구인지, 그 일을 도와준 이가 누구인지. 마이클은 조카의 세례식 날 바지니를 포함해 뉴욕 5대 패밀리의 두목을 모두 처단하고,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연예계의 거물 모 그린까지 없애 버린다.

그리고 남은 한 사람 테시오. 바지니가 죽은 지도 몰랐던 그가 톰과 회의장으로 향한다. 곧이어 마이클의 부하가 그를 에워싼다. 순간 모든 것을 눈치 챈 그는 톰에게 체념한 듯 말한다. 

"사업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마이클에게 전해 주게." 그리고 뜸을 들이며 한 마디 더 뱉는다. "옛 정을 봐서라도 목숨만은 살려줄 수 없겠나?" 그러나 톰은 고개를 젓는다.


'대부'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것이 5대 패밀리 암살 장면이다. 조카의 세례식 날 벌어진 피의 복수극이다. 그는 성스러운 미사에서 죄를 짓지 않겠다고 서약하면서 죽음의 향연을 벌인다. 건들거리거나 추호의 주저함도 없다.

엄중하고 단호한 마이클의 행보에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떠오른다. 가야 한다면 그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마치 운명이 던져 준 거부할 수 없는 제안 같은 것 말이다. 원래 그 길은 나의 길이 아니었다. 

하긴 인생에 원하던 꽃길만 있었던가. 마이클에게는 시대를 거칠게 살아야 하는 우리 모두의 그림자가 투영된다. 그것이 '대부'를 보고 또 보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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