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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씨네마] ‘명장면 명대사'로 풀어가는 추억의 스크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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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입업자 찰리(톰 크루즈)는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자폐증 환자인 형 레이먼(더스틴 호프먼)을 돌봐야만 유산의 절반을 가질 수 있게 된다. 

300만 달러의 유산을 독점하기 위해 레이먼과 만난 찰리는 그와 라스베이거스로 떠난다. 그러나 비행기를 탈 수 없는 레이먼 때문에 3시간이면 갈 거리를 3일이나 걸려 자동차로 대륙을 횡단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하던 중 찰리는 레이먼의 비상한 기억력을 알게 되고 그의 능력을 이용해 돈을 벌어 그의 사업 부채를 청산하려고 한다.


따뜻한 형제애를 그려낸 로드 무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공감되는 드라마다.우영우처럼 자폐를 가졌지만 천재성을 보여주는 '서번트 증후군'을 사람들에게 알려준 영화가 1988년 배리 레빈슨 감독의 '레인 맨'이었다. '서번트 증후군'은 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 수학이나 암기, 음악, 미술 등 특정분야에 천재성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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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은 전화번호부까지 모두 외우고, 의사가 낸 어려운 숫자도 암산으로 다 풀어낸다. 가장 놀라운 장면이 이쑤시개 장면이다.

이쑤시개가 바닥에 쏟아져 흩어진다. 레이먼이 흘낏 보더니 "전부 246개"라고 말한다. 찰리가 한 통에 몇 개 들어있냐고 웨이터에게 묻자 "250개요"라고 답한다. "비슷하게 맞췄네"라면서 찰리가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자 웨이터가 "통에 4개 남았네요."라고 말한다. 레이먼의 천재성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찰리는 레이먼을 이용해 카지노에 가서 돈을 딸 궁리를 한다. 카드를 미리 읽어내는 카드 카운팅으로 카지노를 속일 셈이다. 그리고 둘은 성공한다.


'레인 맨'은 자폐 형과 뺀질이 동생의 일주일간의 여정을 통해 따뜻한 형제애를 그려낸 로드 무비다.찰리가 어린 시절 자신이 겁에 질리면 노래를 불러주는 상상 속의 친구가 레인맨이다. 그런데 형으로부터 진실을 듣게 된다. 자신이 형을 '재미있는 레인맨'(Funny Rain Man)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형을 레인맨이라고 불렀어?" "응, 재미있는 레인맨" "그럼 형이 레인맨이야?" 어린 찰리가 '레이먼드'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레인맨'으로 부른 것이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자, 형은 "아기 덴다!, 아기 덴다!"라고 외친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지만, 형은 항상 자신을 지키려고 했다. 찰리는 돈 욕심에 형을 납치했다. 그러나 서서히 형의 존재를 받아들이며 둘의 관계는 끈끈해진다.


'레인 맨'은 형과 동생의 극적 대비로 영화가 시작된다. 찰리가 돈에 욕심이 많은 뺀질인 반면 레이먼은 장애를 가진 순수한 캐릭터다. 외모, 복장이며, 성격 등이 모두 반대다. 그러나 비슷한 것이 있다. 둘 다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장애를 가진 형처럼 찰리 또한 자기중심적이며 타인과 소통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연인인 수잔나(발레리아 골리노)가 찰리를 떠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상인과 장애인의 경계가 무색해지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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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잘 드러낸 것이 "1루수가 누구야?"(Who's on First?)라는 만담이다. 레이먼은 신경이 예민해 지면 이 만담을 읊는다. "1루수가 누구야"는 1930~40년대 유명한 코미디언 루 코스텔로와 버드 애보트가 무대에 나와 벌이는 말장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홀쭉이와 뚱뚱이의 소동'으로 TV에 방영되기도 했다. 1루수의 이름이 누구(who)이고, 2루수는 무엇(what), 3루수는 몰라(I don't know)라는 설정으로 묻고 답하는데, 한 사람이 '후'를 '누구'라는 의미로 해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언어학 용어로 기표와 기의의 차이를 만담의 재료로 사용한 것이다.


도대체 누가 누구의 이름을 모르는 것일까. 찰리일까 레이먼일까. 레이먼으로 보면 정작 소통되지 않는 것은 찰리일지 모른다. 찰리는 세상 다 아는 것처럼 살아왔지만, 결국은 '헛똑똑이'일 뿐이다.

레이먼과 찰리가 헤어지면서 영화가 끝난다. 이제 자기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레이먼은 변한 것이 없다. 앞으로도 정확히 밤 11시에 취침할 것이고,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시민 법정'을 제시간에 맞춰 볼 것이다.

그러나 찰리는 처음과 달리 완전히 변했다. 이제 그는 레이먼의 존재 자체를 그저 한 사람으로 이해하고 바라본다. 형 레이먼을 통해 아버지도 이해하게 되었으며 타인에게도 소통할 준비가 됐다.


"이제 곧 다시 만날거야"라고 동생이 말하자 형은 이렇게 답한다. "그래, 하나는 나쁘고, 둘은 좋아."(Yeah, One for Bad, Two for Good) 기차에 오르면서 레이먼이 하는 이 대사는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울림이다. 형제의 소중함도 있지만, 세상을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전해주는 대사다. 그래서 찰리가 이제 완전히 이해한 듯 답한다. "당연히 둘이 좋지."'레인 맨'은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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