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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씨네마] ‘명장면 명대사'로 풀어가는 추억의 스크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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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매춘부인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은 길을 알려 달라는 백만장자 청년 에드워드(리처드 기어)의 요청에 그의 차에 올라탄다. 호텔까지 함께 간 비비안은 그가 자기와는 판이한 신분의 남자인 것을 알지만, 주눅 들지 않고 에드워드를 대한다. 그와의 며칠 동안, 비비안은 상류사회를 경험하고, 에드워드와 격을 맞춰주기 위해 비싼 옷을 사 입고, 식탁 예절까지 배운다. 

처음에는 돈 때문에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에드워드를 사랑하게 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에드워드 또한 마찬가지였다.


한 편의 현대동화로 빚어낸 영화


'귀여운 여인'은 정말 동화 같은 영화다.

길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인이 돈 많고 똑똑한 미남 청년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다. 비비안은 고등학교도 중퇴한 가난한 여성이다. 반면에 에드워드는 배울 수 있는 끝까지 배운 인물이다. 

수십억 달러 기업을 사고 파는 백만장자이고, 거기다 외모까지 준수하다. 둘이 사랑으로 맺어지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었다.

그래서 영화 기획단계에서 언급된 것이 '신데렐라'였고, 결말의 대사 또한 왕자와 공주로 마무리된다. 떠나려는 비비안에게 롤스로이스 차를 몰고 에드워드가 찾아온다. 

빨간 장미다발을 든 그가 외벽 철계단을 올라간다. 드디어 비비안을 품에 안고 키스를 나눈다. 그리고 마지막 대사를 나눈다.

"공주를 구한 왕자는 그 다음 어떻게 되지?"

"그 다음에는 공주가 왕자를 구해줘요."

행복한 결말이다. '귀여운 여인'의 제작사가 디즈니의 계열사인 터치스톤 픽처스다. 헐리우드의 마법사들이 '귀여운 여인'을 한 편의 현대동화로 빚어낸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동화 같은 결말이 아니었다. 1980년대 말 영화의 배경이 된 헐리우드대로에는 매춘과 마약이 넘쳐났다. 좌절된 꿈과 어두운 위험이 무겁게 내려앉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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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여배우 줄리아 로버츠 세계적 스타로


이곳에서 한 부자 남자가 한 매춘부를 만난다. 그 남자는 그녀를 호텔로 데려가 1주일을 함께 보낸다. 그리고 1주일 후 만났던 그 곳에 여자를 내려준다. 

여자는 내리고 싶지 않았다. 남자에 대한 사랑이 싹튼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험악하게 그녀를 차에서 끌어내린다. 그리고 3천 달러를 내민다. 여자는 그 돈을 받지 않는다. 더 이상 매춘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남자는 돈을 던지고 차에 오른다. 여자는 떠나는 남자의 차를 향해 3천 달러를 던진다. 돈이 흩뿌려진다. 남자는 떠나고 여자는 돈을 다시 줍는다.


상당히 현실적이면서 가슴 아픈 이야기다. 첫 시나리오의 제목은 '3천'(Three Thousand)이었다. 이것이 달콤하고 아름다운 결말의 '귀여운 여인'으로 변신한다.

에드워드가 비비안을 사랑하게 된 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이 있다. 바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관람하는 장면이다. '라 트라비아타'는 귀족 청년을 사랑한 천한 사교계 여성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오페라다. 사랑은 이뤄지지 않고 여자는 슬픈 죽음을 맞는다. 에드워드와 비비안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오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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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오페라에 이탈리아어도 모르면서 이런 것을 본다고 투덜대는 비비안은 곧 작품 속에 빠져 눈물을 글썽이고, 이를 본 에드워드는 그녀의 순수성에 매료된다. 

에드워드 주변에는 속물들뿐이었다. 돈과 물질의 노예들이었고, 허위의식에 가득 차 있는 인간들이다. 그들 속에서 비비안이라는 맑은 영혼을 발견한다. 주변의 만류에도 그녀를 찾아 공주와 왕자의 동화를 완성한 이유일 것이다. 


'귀여운 여인'으로 공주가 된 것은 비비안만이 아니었다. 바로 배우 줄리아 로버츠다. 그녀는 당시 무명이었다. 시나리오 '3천'의 작가 J. F. 로턴도 "도대체 줄리아 로버츠가 누구야?"라고 반문할 정도였다. 

제작자 게리 골드스타인은 '3천'의 시나리오를 본 순간 눈여겨 본 여배우를 떠올린다. 거부할 수 없는 미소를 가진 무명의 배우, 줄리아 로버츠였다.


'귀여운 여인'은 1천400만 달러로 제작됐다.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다. 제작사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4억 6천340만 달러라는 초대박을 터뜨렸고, 줄리아 로버츠를 세계적인 대스타로 만들었다.

리처드 기어는 '사관과 신사'(1983) 이후 '브레드레스'(1983), '노 머시'(1987) 등으로 당시 잘 알려진 배우였다. 후일 '귀여운 여인'의 출연을 망설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귀여운 여인'은 그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됐다. 

그가 줄리아 로버츠를 구하고, 줄리아 로버츠 또한 리처드 기어를 구했으니 동화 같은 영화의 마지막 대사가 사실이 된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영화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어쩌랴. 사랑은 마법 같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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