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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씨네마] ‘명장면 명대사'로 풀어가는 추억의 스크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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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네 잘못이 아냐" 스스로를 용서하렴

사랑을 받은 적도, 준 적도 없는 상처투성이 사고뭉치 수학 천재 

감옥행 대신 심리학 교수와 상담



수학, 법학, 역사학 등 모든 분야에 재능이 있는 윌(맷 데이먼)은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어린 시절 받은 상처로 인해 세상에 마음을 열지 못하는 불우한 반항아. 절친인 처키(벤 애플렉)와 어울리던 윌의 재능을 알아본 MIT 수학과 램보(스텔란 스카스가드) 교수는 대학 동기인 심리학 교수 숀(로빈 윌리엄스)에게 그를 부탁하게 되고 거칠기만 하던 윌은 숀과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상처를 위로 받으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세상에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


'굿 윌 헌팅'은 상처투성이인 한 청년이 자신을 이해해주는 멘토를 만나 웅크린 내면의 아이를 치유하는 영화다. 위태로운 주인공의 삶을 보듬고 감싸 안는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배우들의 진심어린 연기가 더해져 아직까지 많이 회자되는 수작이다. 25년 전 영화지만, 지금도 위로 받고 싶은 그런 날이면 꺼내 본다. 날씨가 밉상스레 춥거나,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드는 연말,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윌은 하버드와 MIT 등 명문대학이 있는 미국 보스턴에 살고 있다. 보스턴 남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밀집지역이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수십 만 달러의 등록금을 내는 금수저들이 살고 있지만, 윌이 있는 곳에는 스스로 희망을 건져 올릴 여력도, 조력도 없는 버림받은 영혼뿐이다. 친구 처키와 실내 야구장에 들르거나, 농구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애들에게 싸움 거는 것이 고작이다.


친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엄청나게 똑똑하다는 것이다. 그냥 똑똑한 것이 아니라 천재다. 역사와 경제, 문화와 수학 등 모든 방면에 천재성을 보여준다. 워낙 많이 읽고, 기억하기 때문이다.

MIT에는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교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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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학생들이 풀기 어려운 증명 문제를 복도 칠판에 내고 푼다면 장래를 보장하겠다고 말한다. 아무도 풀지 못하는 사이 청소를 하던 윌이 이 문제를 보고 분필을 든다. 누군가 문제를 풀었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가지만, 정작 문제를 푼 당사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교수는 더 어려운 문제를 낸다. 그리고 청소부 윌이 그 문제까지 푼 사실을 알게 된다.


윌은 폭력, 절도 등으로 여러 차례 기소되지만 번번이 빠져나간다. 100년 전 판결까지 꺼내 자신을 변호하는 바람에 판사가 손을 든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판사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보석금 5만 달러. 이젠 감옥살이를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이때 교수가 판사를 만나 석방을 받아낸다. 거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매주 교수와 함께 수학 문제를 풀 것과 심리 상담을 받는 일이다. 유명한 심리 상담사를 만나지만, 윌은 교묘하게 그들의 약점을 파헤쳐 두 손 들게 만든다. 결국 교수는 대학 동문인 심리학 교수 숀을 소개한다.


영화는 수학에는 천재지만 감성은 사라진 청년과 수학과 담을 쌓고 감정 몰입에 충실한 심리학 교수의 팽팽한 대립을 꽤나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다. 수학과 심리학은 거의 대척점에 있는 학문이다. 수학은 감정이 필요 없고, 심리학은 수학적 냉철함이 필요 없다. 상대를 무너뜨리는 방법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청년, 그런 청년을 감성으로 끌어내는 과정이 심리상담의 교과서와 같다.


숀은 윌이 어릴 적 큰 상처를 입었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현란한 지식을 뽐내는 것이라 간파한다. 그에게 윌은 아직 어린 아이다. 윌의 지식은 모두 책에서 읽은 것이다. 경험이 없으니, 그 가치를 깨우치지도 못했을 것이다. "미켈란젤로에 대해 알아? 

물론 너는 그의 걸작품이나 정치적 야심, 교황과의 관계 등을 얘기하겠지. 그러나 시스티나 성당의 냄새는 어떤지는 모를걸?" 사실 윌은 보스턴을 떠나본 적도 없고, 비행기를 타본 적도 없다. 화가 윈슬로 호머는 알아도 그 그림 속의 느낌은 모른다.

숀은 사랑을 받아본 적도, 사랑을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르는 윌에게 그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려준다. 윌은 서서히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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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는 몇 개의 명대사가 나온다. "그 애는 남이 자신을 떠날까 두려워 먼저 떠나가게 만들어.", "너도 완벽하지 않고, 네가 만났던 여자 애도 완벽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얼마나 완벽한가라는 거야."

그 중 가장 유명한 명대사는 명장면과 함께 나온다. 상담이 끝나갈 무렵 윌은 마침내 어릴 적 학대 받은 사실을 얘기한다. 수치와 분노, 모멸감은 여전하다. 숀은 "털어 놓고 싶니?"라고 묻고, 윌은 "아뇨!"라고 답한다. 숀은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이 "

그건 네 잘못이 아냐(It's not your fault)"라고 말한다. 윌은 심드렁하게 "알아요"라고 답한다. 숀은 그에게 다가서며 다시 한 번 더 "그건 네 잘못이 아냐"라고 한다.


숀은 모두 10번에 걸쳐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두세 번 거듭되자 윌은 그제야 숀의 마음을 알아듣는다. 그리고 분노한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세상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처음으로 눈물을 터뜨리며 숀과 포옹한다. 네 잘못이 아니라는 말의 진정함을 이해하고 자신과 화해하는 순간이다.

이 장면에서 맷 데이먼과 고 로빈 윌리엄스(1951~2014)는 캐릭터와 하나가 돼 관객을 감동시킨다. 'Miss Misery' 등 가

수 엘리엇 스미스의 노래 또한 가슴을 적신다.


화해와 용서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쯤 '내 탓이오'라는 운동이 일기도 

했다. 남을 탓하지 말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긍정적으로 나아가자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대사 "네 잘못이 아냐"는 '탓'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위로'가 필요한 이에게 다가서는 사랑의 언어다.

올 한해 일이 잘 안 풀려 애를 먹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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