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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가간다(휴스턴)] 이세형 교수가 들려주는 ‘한인과 한인사회’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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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한인공동체의 화목하고 협력하는 모습에 반했다” 

이세형 휴스턴-클리어 레이크 대학 교수에게 들어본 ‘한인과 한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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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휴스턴의 한인사회가 이제는 미국 사회가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합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도 자랑스러움을 갖는다”고 말하는 이세형 교수

 

이세형 교수를 처음 알게 된 게 작년 10월  휴스턴-클리어 레이크 대학(University of Houston-Clear Lake) 강의실에서였다. University of Houston-Clear Lake 의 정치학 부교수이며  정치학 프로그램 디렉터로 있는 이 교수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졌고, 휴스턴 한인사회의 주요행사에서 간간이 만나는 동안에 요청했던 인터뷰를 새해 들어서자마자 승락받게 돼 기자에겐 뜻깊은 새해 선물로 받아들여졌다.<대담=임용위 기자> 


Q 간략하게 프로필을 소개해 달라 

"한국에서 행정학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후 해군 OCS장교로 군복무를 했다. 이후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정치사상을 전공한 후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미국에 왔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를 마친 후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오하이오 주 데이튼에 위치한 심의민주주의 연구기관인 Charles F. Kettering Foundation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 후 시카고의 Trinity Christian College정치학 조교수를 거쳐 현재는 휴스턴-클리어 레이크 대학 (University of Houston-Clear Lake)에서 일하고 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UH System은 다른 UT나 Texas A&M과 달리 캠퍼스 개념이 아니라 System 안의 대학들이 모두 따로 독립된 대학들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UH-Clear Lake도 휴스턴 대학교 클리어 레이크 캠퍼스가 아니라 UH와는 다른 UH-Clear Lake이라는 독립된 대학임을 밝혀둔다."   


Q 미국에 온지 17년째 된걸로 알고있다. 현지 학생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한국과 한국인'은 어떤 이미지인지 말해달라

 "미국 대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는 내가 미국에 온 2007년 이후로 많은 변화가 있어왔다. 사실 미국의 노년기 세대는 여전히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과 북한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김치, 태권도, 안보위기가 그들이 아는 한국의 전부인 것 같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인식하는 미국 젊은이들


그러나 내가 처음 미국에 온 17년 전만 해도 벌써 대학생들은 한국을 삼성, 현대, LG 등 제조업 강국과 정보화 사회의 선두주자인 나라로 알고 있었다. 현재 내가 만나는 많은 미국의 대학생들은 더이상 한국이 제조업의 강국만이 아닌 문화와 예술 등 소프트 파워의 강국, 그리고 미국과 유럽을 앞선 사회복지제도와 공교육 제도를 가진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가끔 학생들로부터 한국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그 깊이와 수준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한국의 의료보험제도, 정당 구조, 이민청 설립 등에 대한 질문을 받거나,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학생들을 보면,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은 이미 미국의 동등한 파트너, 또한 미국이 본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구나' 하며 감개무량할 때가 많다.”

  

Q 캠퍼스에서 만나는 한국학생들은 어떤가? 한국학생들의 국가관이나 가치관 등에서 교수님과 격세지감 같은 그런 세대차이도 느껴질텐데?

"내가 한국의 대학생들을 직접 만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정의내릴 수가 없다. 그러나 가끔 만나는 유학생들, 후배들, 그리고 한국의 연구자들과 대학에서 가르치는 동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가 만들어 나갈 더 나은 한국에 대한 기대에 흥분이 된다. 


민주화니 독재니, 진보니 보수니, 좌익이니 우익이니 하는 구태의연한 이념적 잣대나 기성세대의 역사관에 주눅들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관과 주관대로 역사와 정치를 마음껏 평가하고 비판하는 젊은 세대의 자신감이 놀랍기도 하고 부러울 때마저 있다.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 공정, 상식, 개인의 자유와 책임 같은 보편적 가치에 입각해 정치를 바라보고 정책을 평가하는 모습은 이른바 X세대인 내가 보아도 신선하고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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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휴스턴 커뮤니티의 한 행사장에 참석한 이세형 교수의 가족 


Q 말 나온 김에 그들의 정치적 관점도 듣고 싶다. 그리고 선배입장에서 그들 젊은 학도들이 어떻게 자리잡기를 바라는가?

"정치적 관점을 설명하기전에 ‘애국심’의 본질부터 짚어봤으면 한다. 고전적 공화주의 (classical republicanism) 입장에서 민족주의와 애국심을 구분할 때 민족주의는 근대 이후에야 등장한 것으로, 문화, 언어, 인종적 단일성에 기초한 “민족”이라는 가공의 개념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착으로 이해된다. 여기에는 “우리와 다른 너희”에 대한 배타성, 그리고 개인보다는 전체를 우선하는 태도가 전제된다. 


이와 반대로 애국심은 중세 이전부터 발전해온 고전적 개념으로, 다양한 가치와 시민 개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정치 제도와 헌법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다시 말해 애국심은 문화, 언어, 인종, 민족의 차이를 넘어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동료 시민들의 연대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젊은 세대가 가진 중국에 대한 적대감과 북한에 대한 이질감을 갖고 이들이 보수화 혹은 우경화 되었다는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중국과 북한이 개인의 자유, 인권, 다양성, 민주주의처럼 젊은 세대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부정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나은 것 같다. 


 

한인들 통해 섬김과 리더십 배울 수 있어서 행운


젊은 세대에게는 민족이란 피상적인 개념이며, 따라서 같은 민족일지라도 독재국가인 북한보다는,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과 유럽에 더 가까운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것은 과거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공유하고 있던 민족주의 세계관으로는 이해가 어렵다. 젊은 세대가 가진 인류보편가치에 대한 사랑, 다양성과 소수자들에 대한 존중,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이에 기초한 애국심이 미래지향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남북통일을 한민족 통일의 문제로, 그리고 그 당위성을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여 온 기성세대의 가치관에 젊은 세대가 반드시 동의하지는 않을지 모른다는 의미도 있겠다.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바람직한 남북관계 및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Q 한인커뮤니티에 참여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을 걸로 안다. 한인동포사회에 다가서면서 무엇이 달라졌는가?

"휴스턴에 오기 전까지는 한인 커뮤니티가 크지 않았던 캠퍼스 타운이나 중소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에 교회를 벗어난 한인 커뮤니티에 참여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유학생 시절 간혹 신문을 통해서 한인 사회와 관련된 다소 부정적인 기사들을 읽게 되면, 함께할 기회가 있어도 꺼리게 된 것이 사실이었다. 


내가 휴스턴에 와서 경험하고 느낀 것은 휴스턴 한인 공동체의 화목하고 협력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0여년만 돌이켜 보아도 허리케인 Harvey, COVID-19 판데믹, Anti-Asian Violence 등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다. 그 때마다 입장과 생각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당면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동역하는 전통을 보았다. 여기에는 동포들의 입장을 깊이 이해하고 휴스턴의 한인 공동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에 힘써온 휴스턴 총영사관의 역할도 정말 컸던 것 같다. 휴스턴 한인사회 곳곳의 소식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동포들에게 알리기 위해 애쓴 여러 한인 언론매체 및 기자분들의 노력 역시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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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박요한 전 평통 휴스턴협의회장의 특별강의에 관심을 갖고 참석한

휴스턴대학교 이세형 정치학 교수 


Q 특별히 고맙게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 개인적으로는 민주평통 휴스턴 협의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박요한 민주평통 휴스턴 협의회 19기-20기 회장님, 김형선 21기 회장님, 윤건치 한인회장님, 윤영구 해군동지회장님, 강문선 휴스턴 한인상공회의소장님을 비롯한 여러 휴스턴 한인사회 지도자 분들에게 감사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분들을 통해 섬김과 동역의 리더십을 배울 수 있게 된 점은 나에게 큰 행운으로 작용을 했다고 본다."    


Q 어떤 한인사회가 되었으면 하는가?  

"한미동맹 70주년이었던 작년, 휴스턴에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여러가지 행사들이 있었다.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공산주의의 팽창을 막기 위한 안보동맹으로 시작한 한미동맹이었지만, 지금은 민주주의의 진전, 기후변화, 인권보호, 경제적 번영, 기술혁신 등 전지구가 당면한 공동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포괄적 전략적 동맹으로 발전했다. 


70년 전의 한국이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웠던 일방적 수혜자였다면, 이제는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협력하는 대등한 동반자 관계가 된 것이다. 휴스턴의 한인 공동체 역시, 이제는 미국 사회가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들 및 다른 소수 인종 공동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합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자랑스럽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젊은 차세대 한인들이 기존의 한인 사회에 연결되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들이 앞으로도 계속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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